현대미술관연구 제 4 집

18세기 프랑스 귀족사회의 미술관 유준상(미술평론가)

	· 서론 · 18 세기 · 궁정화가(宮廷畵家) · 17 세기 · 르 브랑	· 푸 생 · 앙시앙 레짐 · 로코코 · 맺음말

·푸생 푸생은 앞에서 말한대로 1640년 15년만에 그의 조국 프랑스로 돌아와 잠시 궁정화가로 머물지만, 로마에 있는 처를 데려오겠다는 구실로 로마로 되돌아간다. 그리 고 영구히 돌아오지 않으며, 그의 예술발상을 자유롭게 유발시켜주는 환경조건이 갖추어진 로마에서 일생을 마친다. 「궁정화가」로서 파리에 머물었던 건 1년9개월이 었으며, 이 짧은 동안 그가 접촉한건 왕이나 귀족보다도 자유사상가(libertin)의 모 임이라던가 비관료적인 모임에 참석했고 로마에서도 그러했듯이, 조용한 가운데 철 학적 명상에 잠기는게 주요일과였다고 한다. 계급적인 권력이라던가 외교적인 허례 로서의 화려함은 그가 생태적으로 기피했던 인간태세 (人間態勢)였다고 전한다. 참 고로 당시의 왕정이 제의한 조건을 금전적으로 알아보면 여비가 1천「에큐」이며 년 봉도 1천「에큐」이며 숙소로는 파리중심부의 튤르리전원에 있는 삼층건물의 호화주 택이었다 (「에큐」 (ecu)는 당시의 은화(銀貨)이며, 현재의 시가로 환산하기는 어려 우나 매우 높은 금액이었다고 한다. ) 어떻든 이러한 부귀영화를 간단하게 뿌리치고 푸생은 로마로 되돌아갔던 것이었다 여기서는 이러한 푸생의 작가적 태세가 프랑 스이외의 시각에선 어떻게 비쳤는지 잠시 알아보기로 한다. 『 신체가 절로 떠오를 것 같은 로코코의 물결속으로 뛰어들기 전에, 한마디 이것보다 선 행되었던 엄격한 이상에 관해 말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60년간 프랑스는 유럽을 지배 (문 화적으로=필자주)하고 있었읍니다.... 베르사이유의 기호에 따라 온갖 예술에 적용되었던 고전적 통제 (古典的統制)는 유럽문명의 절정의 하나로 떠올릴 수 있겠으며, 문자그대로 위대한 세기 (그랑·시에클)였읍니다.... 또 이 시대는 위대하고 숭고한 화가 니코라·푸생을 탄생시켰읍니다. 푸생을 찬양하는 일이야말로 문명의 보수(Poussin was the reward of civilisation)이다 라고 말한 이도 있습니다... 푸생은 고대조각의 포즈와 라파엘의 회화적 독창을 연구했고 동화 흡수시킨 해박한 예술가였을 뿐더러 고대문학의 소양에 뒷받침 되었 으며 스토아파철학에 의해서 다져진 정신을 화가라는 쟝르에 도입시켰던 것이었습니다. 』 (K, 크라크 : 「예술과 문명」) 『 니코라·푸생은 예술론을 썼는데 그 단편이 전해지고 있다. 즉 「회화라는 것은 자연계에 있어서 무형 (無形)의 하나이기 때문에, 화가의 모방적 실천은 합리적 교리 (合理的敎理=rational doctrine)로 규제되었을 때만 가치를 갖는다. 회화의 주제는 인간의 행위인 거며,여기에 종속되는 것으로서의 동물들 또는 자연물(생명일반을 가리킨다. =필자주)의 행위(움직임)가 첨가된다」고 말한다. 행위란 푸생에 있어서 표현과 이미지의 재현이 합치하는 것으로서의 의태 (凝態=mimique)를 말한다. 화가가 훌륭한 양식 (maniere magnifique)을 몸 에 익히기 위해서는, 가령 영웅적 행위 같은 위대한 것이어야 하며, 세부적인 것을 버리고 모든 비속한걸 제외시키며, 정곡을 찌를 개념, 자연스러운 구도, 그리고 순수하게 개인적 (個入的)인 양식(style), 기법(manner), 기호(taste)로 재현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 한 원리에 대한 진지함과 그의 공간의 기하학적 구도 사이에는 일종의 공통성이 있다. 즉 데카르트의 정신적 풍토가 미치는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상 현대의 저명한 두사람의 푸생에 대한 평가를 인용했는데, 전자는 문명사의입장이고 후자는 비평가의 입장이다. 이것을 종합하면 고전적 전통양식과 프랑스적(데카르트)인 지성이 결합한게 푸생의 세계였다는 뜻이며, 그것은 전적으로 푸생의개성(personnalite)으로부터 발효되었다는 지적이다. 그러니까 푸생의 위대함은 순수하게 독자적이고 자율적인 것이며, 왕이나 귀족같은 현실권리라던가 또는 시대적 조류를 배경으로 해서 성취된 게 아니라는 뜻이며 예술의 가치는 어디까지나 그 자 체의 독자적인 보존법칙으로 성숙되는 거며, 정치적 관철 혹은 세습적 권위를 배경 으로해서 성취되는게 아님을 말한다고 하겠다. ◀ 니콜라스 푸생(1594 - 1665), 시인의 영감 캔버스위에 유채, 182×213㎝ 이로부터 미술사가 작가론(作家論)에 의해서 기술되는 연고가 마련되며 푸생이 그 효시로 지목된다. 거듭 말하여 한 사람의 작가를 말하는 것으로서 한 시대 또는 한 사회의 미술사가 설명되는 기틀이 마련되었다는 거며, 푸생이 그 모범이었다는 뜻이다. 위에서 말한 르 브랑을 궁정화가로서의 정치적 능력이 뛰어났다고 생전엔 성공적인 권세가로 등장하지만 순수하게 예술적인 천분이 윤택했다고는 누구도 평 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루이14세의 영광과 그 표현을 위해 귀족들이 필 요로 했던 예술적 장치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루이14세의 죽음(1715)은 앙시앙 레짐의 낙조를 가져오며, 그가 생존했던 위대 한 세기에 있어서도 뜻있는 사상가들은 그 분위기를 혐오했다는 기록이 있다. 푸생 은 이미 말한대로 로마로 도망가지만 데카르트도 파리의 귀족취미를 싫어하여 홀랜 드의 은신처로 첩거 했으며, 많은 자유사상가(리베르땅)들이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여왕곁으로 망명했던 것이었다. 이렇듯 앙시앙 레짐은 그 절대권력을 기반으로해서 귀족문화를 구축했고 18세기는 그 절정을 맞이했던 시기였으나, 한편으론 타도하고 분쇄되야 될 앤티·테세로 부각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