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프랑스 귀족사회의 미술관

유준상(미술평론가)

· 서론
· 18 세기
· 궁정화가(宮廷畵家)
· 17 세기
· 르 브랑 		· 푸 생
· 앙시앙 레짐
· 로코코
· 맺음말

· 18세기

사학적(史學的)인 구분으로서의 18세기는 이른바 「앙시앙 레짐」(ancien regime)이 라고 하며, 문자 그대로 「구사회체제」(舊社會體制)라는 앤티 테제로 부상시키려는게 이 시기를 해석하는 근거로 되어있다.

이것은 프랑스혁명 (1789) 이후의 「신사회체제(新社會體制=regime moderne)를 염두에 두는 대비(對比)의 관점에서 차별되는 역사인식의 방법이라고 하겠으며, 낡은 제도는 혁명에 의해서 분쇄되야 한다는 변 증의 시대개념이라는 점을 유의해야겠다.

현대의 역사관은 18세기를 프랑스혁명이 아닌 전세기인 17세기 프랑스와의 대비로서 파악하려는 입장이며, 앞에서 인용한 「절대왕권」의 「위대한 세기」(곧 루이14세의 친정시대를 가리킨다)하고는 또다른 「시대」였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려는 역사관(歷史觀)을 반영하고 있다.

주지하 는대로 현대의 예술사회학은 「미학적인 형식 (formes esthetiques)과 사회적인 형식 (formes sociales)사이의 상관관계 (correlations)의 연구」로부터 미술사를 연구하는 입 장에서는 사회적조건 으로서의 요소로 구성되는 미술사를 목표로 하며, 앞에서 인용 한 「앙시앙 레짐」 그 자체라고 말하기 어려운 여러 특징적인 사회요인들이 나타나는 게 18세기로 보고 있다 물론 18세기프랑스는 범주적 (範疇的)으로는 「앙시앙 레짐」 의 연장선에서 유별될 수는 있으나, 바로 그 전형을 나타내는 시대는 이미 아니었기 때문이다.

즉 혁명이후하고는 물론 다르지만, 17세기하고도 또다른 독자의 역사적 성격으로 18세기를 해석하려는 게 현대의 관점이라는 뜻이다.

이상과 같은 시대설정의 전제는 로코코양식의 자율적 성격을 가능하게 해준다. 「앙시앙 레짐」의 특성이었고 귀족미술의 전형이었던 종교양식과 고전양식의 연장선 에서 로코코양식을 설명하는 건 매우 부자연스럽기 때문이다.

극도로 세련된 감각 으로부터 배양되는 우아함과 화려함의 양식인 로코코미술은 남성적이라 하기보다 여성적인 장식취미의 미술이며, 루이14세로 대표되는 「절대왕권」하의 근엄하고 장 엄한 법칙적인 양식하고는 그 맥락을 전혀 달리한다고 하겠다.

따라서 이들 귀족취 미의 미술형식을「앙시앙 레짐」이라는 막연한 범주속의 같은 유형으로 생각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이다. 그래서 평자들은 루이14세의 귀족미술이 베르사이유궁정의 장 엄하고 고전적인 바로크적인 데서부터 나타났다면, 로코코의 귀족미술은 파리의 유 수한 싸롱(Salon)으로부터 흘러나왔다고 평한다.

이러한 로코코가 대두하는 배경에는 루이14세의 절대왕정이 쇠퇴(1715년 루이14 세는 타계한다)했다는 것과 그의 치하에서 조성된 신흥부유계급(앞으로의 부르조 아)이 귀족과 같은 권세를 누리기 시작했다는 배경이 깔려있다.

또다른 이유로서는 17세기로부터 유럽문명의 선두자리를 지켜왔고, 18세기에 있어서도 우위를 선도하 는 프랑스 귀족사회가, 경제와 정치면에선 영국과 신생프로이센(독일)의 지배계급 에 의해서 약화되는 시기이기도 했다는 걸 들 수 있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이유로 는 루이14세라는 하나의 샘으로부터만 흘러나오던 예술관이, 예술 그자체의 자율성 으로 확립시키려는 많은 논객 (포레미크)들에 의해서 연구되고 토론되며 이론의 대 상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는 점등을 들 수 있다(미학의 탄생), 그리고 볼테르, 디드 로, 몽테스키외 등의 부르조아 사상의 창시자들이 등장하던 때이며 루소, 랑게, 마 라 등의 계몽주의 또는 민주주의 사상가들이 프랑스의 여론을 구성하기 시작하던 때 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