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판화40년』전을 통하여 본 한국판화의 사적 고찰최은주(학예연구관)
2. 한국의 고대판화
3. 고려시대의 판화
5. 근·현대기의 한국판화
6. 한국판화의 전통성과 현대성
가. 판화의 의미
판화(Graphics, Prints, Printmaking)는 글자 그대로 찍어내는 예술이다. 찍어내는 예술로서의 판화는 찍어내는 행위로서의 제작과정과 찍혀진 결과로서의 작품이 갖는 특성때문에 다른 예술과 구분되는 고유의 가치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이런 과정과 결과의 전제가 되는 선행조건으로서의 판재와 새김의 특성이 판화예술의 본질을
이루는 중요한 전제가 된다.
이렇게 판화는 판재의 선택, 새김기법 그리고 찍어내기의 단계적 과정의 결과로 얻어지는 독특한 조형예술로서 그 고유의 특성을 창의적으로 연구 개발 확대시키는 데서 판화가의 창의성이 평가되게 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판화는 인쇄술의 발달과 직접 관련되어 판재의 선택과 제판기술의 개발이 병행하여 전개된 사실을 볼 수 있다. 이는 인쇄술의 탄생과 발달이 판화 자체의 기술적 개발에서 비롯된 사실을 역사적으로 입증할 뿐만 아니라 인쇄술의 발명과 보급이 필연적으로 가져 온 문화확산의 사회적 요구가, 그대로 판화예술의 확산과 동시대적으로 이루어진 사실에서 입증되는 바와 같이 사회적 요구의 동질성을 반증하는 예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판화는 시대와 지역의 한계를 벗어나 역사적으로 두측면의 시각에서 그 전개 과정을 구획하여 살펴볼 수 있는데 그 하나는 판재와 새김의 관점에서 본 판화의 역사적 전개이고 다른 하나는 찍기와 찍어낸 결과로서의 판화라는 본래적 시각에서 본 역사적 전개의 단계이다.
본 연구는 한국 판화의 형성과 전개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도출되는 한국판화의
특성을 규명함에 있어 단순한 연대기적, 왕조사적 또는 기법사적, 양식사적 고찰의
한계에서 벗어나 위에서 제시한 두 관점에서 접근하고, 그럼으로써 조사, 수집, 분
석, 분류 그리고 평가 가능한 실체로서의 사례, 즉 작품 중심의 한국판화사를 총체
적으로 파악하고 재구성하는 방법을 취하기로 하였다.
나. 판화사 연구의 전제
(1) 새김으로서의 판화사
판화의 전단계 또는 기초로서의 판재의 특성과 선택 그리고 새김의 중요성에 있어
한국의 판화는 옛부터 고유의 다양성을 입증하는 역사적 사례들을 많이 남기고 있
다.
고대의 암각화, 토기류에서 발견되는 여러가지 새김무늬에서부터 근대의 민화, 민
예품, 화보, 지도, 전각, 탁본 등 복제 또는 양산을 필요로 하는 여러가지 생활용품
들에서 발견되는 새김들 모두 좋은 사례들이다 이들의 재료와 제작 또는 표현기법
의 발달과정이 한국판화의 역사적 전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한 학술적 연구는
한국판화사 연구에서 필수적 전제가 된다.
(2) 찍음으로서의 판화사
판화예술 고유의 찍어내기의 중요성과 특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본 연구
는 본격적 한국판화의 출현과 전개를 고찰함에 있어 표현기법과 양식의 관점에서
조사, 수집, 분석, 분류 평가하고, 실체로서의 판화작품의 역사를 파악하고 재구성
하는데 역점을 두었다.